서울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이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 번은 1순위 청약에서 수십 명이 한 채를 놓고 경쟁했지만, 막상 계약 단계에서는 수요자들이 줄줄이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특히 규모가 작은 단지에선 무순위 청약이 계속 반복되면서, 대출 규제가 빡빡해지고 분양가는 계속 오르는 흐름이 맞물리고 있습니다.
24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강동구 ‘에스아이팰리스 올림픽공원’은 이달 15~16일 전용 52㎡ 9가구를 대상으로 9차 무순위 사후공급 청약을 했습니다. 무순위 사후공급은 경쟁이 붙었음에도 계약을 포기한 물량을 다시 모집하는 절차입니다. 이 단지는 2024년 3월 1순위 청약에서 평균 10대 1 경쟁률을 보였지만, 2년이 넘도록 분양을 끝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역세권과 올림픽공원 조망이라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단지가 작다는 한계에다 비싼 분양가 논란까지 겹쳤습니다. 최초 모집 기준 전용 52㎡ 분양가는 최고 13억7000만 원으로, 당시 서울 분양시장 최대 규모였던 ‘올림픽파크포레온’ 전용 84㎡ 최고가를 넘었습니다.
같은 기간 노원구 ‘해링턴플레이스 노원 센트럴’도 58가구를 대상으로 2차 무순위 사후공급 청약을 진행했습니다. 1순위에선 평균 7.66대 1 경쟁률로 끝났지만 계약 단계에서 이탈이 이어졌습니다. 임대주택 비중이 높고 단지 규모가 작아서, 사고팔기와 거주 가치 모두 점수가 낮았던 게 영향을 줬다는 분석입니다.
계약 포기가 늘어나는 배경엔 대출 규제 강화가 있습니다. 정부는 수도권과 규제지역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최대 6억 원으로 제한한 데 이어,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곳을 규제지역으로 묶어 주택담보인정비율을 40% 수준으로 낮췄습니다. 분양가는 계속 오르는데 쓸 수 있는 돈은 줄어들어, 조금이라도 매력이 떨어지는 단지는 결국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이처럼 매력도에 따라 집단이 갈라지는 현상은 면적별로도 나타납니다. 중구 ‘청계 노르웨이숲’은 이달 11~12일 9차 무순위 청약을 했는데, 전용 59㎡는 분양이 완료된 반면 전용 39㎡는 수요자를 찾지 못해 재공급에 들어갔습니다. 강북구 ‘더 리치먼드 미아’의 경우 지난달 1순위에서 평균 4.33대 1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전체 99가구 중 98가구가 무순위로 넘어가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달 23일 진행된 무순위 청약에서 전용 59㎡는 5.79대 1 경쟁률을 보였지만, 전용 49㎡는 84가구 모집에 61건만 접수돼 모자랐습니다.
업계에선 이 현상이 더 깊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 전문가는 “수요자들은 브랜드, 커뮤니티 시설, 단지 규모 같은 걸 종합적으로 따져서 고르는데, 단독으로 세워진 나홀로 아파트는 같은 연식의 큰 단지에 비해 보통 10~20% 낮은 시세가 형성됩니다. 분양가가 그 수준을 넘어서면서 가격 매력을 잃었고, 대출 규제 강화가 더 그런 흐름을 부추기고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