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회사채 시장이 중동발(發) 고금리에 발목이 잡히며 발행 규모가 쪼그라들었다. ‘부채자본시장(DCM) 강자’로 꼽히는 KB증권이 회사채 발행 주관과 인수 규모에서 1위를 차지하며 명성을 이어갔지만 지난해보다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회사채 발행 규모는 67조 2659억 원으로 전년 동기(74조 9574억 원) 대비 10.26% 줄었다.
반면 상환액은 같은 기간 55조 2251억 원에서 63조 6323억 원으로 늘었다.
올해 미국과 이란 전쟁 여파로 3년 만기 AA-급 회사채 금리가 4.5%대까지 치솟으며 기업들이 차환 대신 보유 현금으로 부채를 상환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2분기만 살펴봤을 때 회사채 발행은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에 따른 고유가로 물가가 상승 압력을 받자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 서둘러 자금 조달을 마무리했다는 진단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금리가 현시점보다 더 오를 수도 있다는 전망에 조금이라도 조달 비용을 낮추기 위해 회사채를 발행하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하반기 전망도 녹록지 않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장단기 채권 공급 증가로 수급 부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금융통화위원회는 불확실성 해소보다 인상 사이클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며 “반도체 낙수효과에 따른 성장 전망 상향과 임박한 금리 인상 시점이 맞물려 회사채 시장 전반에 약세가 예측된다”고 짚었다.
채권에 대한 투자심리도 차갑게 식고 있다. 올해 상반기 JR글로벌리츠에 이어 중앙그룹 계열사들의 기업회생·워크아웃 신청 여파로 하위 등급 채권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하위 등급 기업들의 경우 금리가 상승하는 시기에 높은 이자율을 기반으로 개인들의 투자수요가 증가하는 수급적인 이점이 있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