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바이오 사업에 큰돈을 넣으면서 신유열 롯데바이오로직스 각자대표의 경영 능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금 그는 그룹의 미래 사업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바이오 투자를 앞에서 이끌고 있다.
회사는 2030년까지 인천 송도 바이오캠퍼스에 약 4조 6천억원을 투자하는 중장기 계획을 세워 추진 중이다. 다만 아직은 성과보다 투자 부담이 더 크게 보이는 상황이다. 실적이 좋지 않은 흐름이 이어지고 있고, 계열사들이 계속 자금을 보태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롯데바이오로직스 매출은 1,961억 원으로, 전년보다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362억원으로 더 커졌다.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자 그룹은 유상증자 방식 등을 통해 최근 몇 년 동안 1조 2천억원가량을 지원했다.
이 자금의 많은 부분은 오는 8월 준공을 앞둔 송도 바이오캠퍼스 1공장 건설에 들어갔다. 하지만 공장이 완성된 뒤에도 장비 설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승인 등 여러 절차가 남아 있어 곧바로 생산을 시작하기는 어렵다. 업계에서는 2027년부터 본격적인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의 핵심은 수주와 가동률이다. 첫 공장이 얼마나 빨리 주문을 확보하느냐, 공장을 어느 정도 효율적으로 돌리느냐에 따라 수익성이 달라질 수 있다. 이후 2공장·3공장 확장까지 얼마나 자연스럽게 이어지느냐도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그룹 계열사들의 부담도 계속 주목받고 있다. 원래는 롯데지주와 일본 롯데홀딩스가 지분을 나눠 갖고 있었지만, 추가 자금 조달이 이어지면서 호텔롯데도 주주로 들어왔다. 현재는 롯데지주, 일본 롯데홀딩스, 호텔롯데가 함께 지분을 보유하며 투자 부담을 나누는 구조다.
재계에서는 이번 바이오 투자가 단순히 새 먹거리를 키우는 차원을 넘어, 오너 3세 경영 시험대 성격도 있다고 본다. 신유열 대표가 대규모 프로젝트를 직접 챙기고 있는 만큼, 앞으로 실제 계약 성과와 사업 안정화 여부가 그의 평가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뜻이다.
신용평가업계도 비슷하게 본다. 송도 1공장이 자리를 잡기 전까지는 그룹 차원의 추가 지원이 더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그룹 안에서는 최근 실적이 나아지고 있고, 현재 수준의 투자 집행은 재무적으로 감당 가능한 범위라는 입장도 내놓고 있다.
앞으로는 기업공개 가능성도 관심거리다. 계열사 지원만으로는 계속해서 큰 투자금을 마련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어서다. 과거 경영진은 상장을 통해 일부 공장 투자 재원을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힌 적이 있다.
다만 실제 상장을 추진하면 또 다른 고민이 생긴다. 상장사인 롯데지주의 자회사가 따로 증시에 들어갈 경우, 시장에서는 중복 상장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이 경우 모회사 가치가 낮게 평가되거나 기존 주주 권익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에는 이런 구조에 대한 사회적 감시도 더 강해진 만큼, 충분한 보호 장치 없이 상장을 밀어붙이기는 쉽지 않다는 시각이 많다.
현재 회사는 지금은 상장보다 투자와 공장 완성에 더 집중해야 할 시기라는 분위기다. 결국 롯데바이오로직스의 향후 성패는 송도 1공장이 안정적으로 돌아가고, 실제 수주가 뒤따르며, 대규모 투자가 수익으로 이어지느냐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