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이 브라질 기업과 약 5천억원 규모의 발전용 엔진 공급 계약을 앞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다음 주 안에 계약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번 계약이 성사되면 공급 물량은 HD현대중공업의 독자 기술로 만든 힘센엔진 중심으로 채워질 전망이다. 엔진 1대 가격은 약 200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고, 모두 20대 안팎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수주는 남미 시장 확대의 중요한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HD현대중공업은 북미에서도 대형 계약을 따내며 시장을 넓히고 있다. 지난달에는 미국 에이피리온 에너지 그룹과 대규모 엔진 발전기 공급 계약을 맺었다. 여기에 브라질 수주까지 더해지면 북미와 남미를 함께 잇는 글로벌 엔진 공급망이 더욱 탄탄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룹 계열사인 HD현대인프라코어도 유럽 시장에서 발전기용 엔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 흐름은 HD현대 계열사가 세계 여러 지역에서 전력 설비 수요를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선진국뿐 아니라 성장 시장에서도 기술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처럼 발전용 엔진 수요가 커지는 가장 큰 이유는 전기 사용량이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공지능 데이터센터가 늘어나면서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전력망 확충 속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은 크게 늘었지만, 세계 전체 발전량 증가는 그보다 훨씬 완만한 수준에 머물렀다.
이 때문에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들은 필요한 전기를 직접 확보하기 위해 자체 발전 설비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기존에는 가스터빈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선박용이나 건설기계용으로 쓰이던 엔진까지 발전 설비로 활용하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가스터빈은 가격이 높고 납품까지 걸리는 시간도 길기 때문이다.
반면 발전용 엔진은 비교적 빠르게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업계에서는 대형 가스터빈의 납기가 3년에서 4년 정도 걸리는 반면, 엔진은 약 2년 수준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전력 설비가 급하게 필요한 고객 입장에서는 엔진 방식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힘센엔진은 친환경 흐름에도 맞춰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액화천연가스, 메탄올 같은 연료를 사용할 수 있도록 대응 기술을 갖췄고, 배출가스를 줄이는 시스템도 확보하고 있다. 전력 인프라 확대와 환경 기준 강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시장에서 강점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HD현대그룹은 엔진 사업을 미래 성장축으로 키우기 위해 생산 체계도 강화하고 있다. HD현대마린엔진 인수를 통해 엔진 사업의 연결 구조를 완성했고, 소형부터 대형까지 선박용과 육상 발전용 엔진을 함께 생산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 이를 바탕으로 생산 능력과 시장 대응력이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이런 변화가 단순한 매출 증가를 넘어 수익 구조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발전용 엔진은 전통적인 조선 사업보다 이익률이 더 높은 편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해외 기술 사용료가 들지 않는 독자 모델 비중이 커질수록 회사 전체 실적도 더 안정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또한 이번과 같은 대형 수주는 장비 공급에서 끝나지 않을 수 있다. 앞으로 유지보수와 부품 교체, 점검 서비스 같은 추가 매출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그래서 업계와 투자 시장에서는 북미와 남미에서 이어지는 엔진 수주가 HD현대 계열사의 중장기 성장에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