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이 14일 평화 협상을 마무리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의 재개방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물류망이 정상화되기까지는 여러 주가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또한 지역 내 긴장이 다시 높아질 경우 해협 통행이 언제든 막힐 수 있다는 점에서, 호르무즈 해협 위험은 이제 일시적 변수가 아닌 지속적인 상수가 되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오는 19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이란과의 전쟁 종료 양해각서 서명이 완료되는 즉시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열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와 함께 지뢰 제거 작업도 진행되며 원유 운송이 양방향으로 재개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습니다. 국제 유가의 기준인 브렌트유 가격이 4% 이상 급락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평소 전 세계 원유 거래량의 약 5분의 1을 차지하는 중요한 통로입니다.
주요 해운 단체들은 해협이 재개방될 경우 동시다발적인 선박 통행으로 인해 혼잡과 예측 불가능한 선박 움직임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약 500척의 상선이 아직도 걸프 해역에 머물러 있습니다.
지난 2월 28일 이란 전쟁이 발발한 이후 호르무즈 해협 통행은 사실상 거의 중단된 상태였습니다.
해협이 다시 열리더라도 선박 운항 재개와 항로 조정 등 물류 정상화 작업에는 수 주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MST 파이낸셜의 에너지 분석가는 “이는 에너지 공급망을 회복하기 위한 길고 복잡한 과정의 시작”이라며 “물류 복구, 손상된 에너지 시설 수리, 줄어든 원유 재고 재구축에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석유 시장은 2027년까지 빠듯한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전략 무기화’를 현실화했다는 점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에 대해 “통행료가 없다”고 공언했지만, 이란 측은 해협에서 안전과 보안 제공을 이유로 수수료 징수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는 해협 재개방 이후에도 관리 방식을 두고 갈등이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선박 소유주들도 당분간 신중한 태도를 유지할 가능성이 큽니다. 해협 안에 지뢰가 남아 있는지, 선박 통행은 어떤 방식으로 조정될지, 이란이 실제로 해협 운영을 어떻게 관리할지 등이 아직 명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일부 선박은 최근 몇 주 동안 오만 해안선을 따라 이동하거나 위치추적장치를 끈 채 항로를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협이 열리더라도 선박들이 곧바로 과거처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RBC 캐피털마켓의 글로벌 원자재 전략 책임자는 이를 홍해 상황과 비교했습니다. 지난해 미국과 친이란 예멘 후티 반군과 합의했음에도 홍해의 통행량은 여전히 분쟁 이전 수준을 크게 밑돌고 있습니다.
현재 홍해 통행량은 과거 대비 약 56% 수준이며, 주요 해운사 다수가 바브엘만데브 해협에 대한 안전 우려로 여전히 이 항로를 피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 역시 재개방 이후에도 비슷한 경로를 밟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합의 자체의 취약성도 남아 있습니다. 이번 합의는 우선 전쟁 중단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미국의 해상 봉쇄 해제를 출발점으로 삼고 있지만, 이란 핵 프로그램과 제재 해제, 탄도미사일 문제 등 핵심 쟁점의 세부 조율은 이후 60일 협상으로 미뤄졌습니다.
이미 미국과 이란은 합의의 성과와 의미를 두고 서로 다른 설명을 내놓고 있습니다. 합의 발표부터 공식 서명까지 며칠의 시간차가 있다는 점도 변수입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외교정책 연구 책임자는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한 임시 합의는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면서도 “그러나 이를 넘어서 핵 문제나 제재 해제를 아우르는 포괄적 합의는 현재로서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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