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차 내고 브런치 치맥”…오전 월드컵이 바꾼 응원 풍속도

 

“회사 휴가를 반나절 냈어요. 첫 경기는 꼭 봐야죠.” 6월 12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의 한 치맥 전문점에는 축구를 사랑하는 팬들이 속속 모여들기 시작했다.

직장에 다니는 25세 여성은 동료 4명과 함께 오전 반차를 활용해 현장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2주 전부터 미리 자리를 예약했어요”라며 활짝 웃던 그녀는 “현장에 와보니 특별 행사도 진행 중이더라고요. 날씨는 좀 덥지만 여러 사람과 함께하니 힘이 나는 것 같아요”라고 전했다.

이번 행사는 월드컵 공식 후원사이자 국가대표팀 파트너인 맥주 브랜드가 준비한 ‘뷰잉펍’ 형태로 진행됐다. 대회 기간 중 ‘함께 응원하는 경험’에 초점을 맞춰 도심 속 축제 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행사장에는 일반 참가자 150명을 포함해 관계자, 인플루언서, 언론 등 총 200여 명이 참석해 뜨거운 응원 열기를 이어갔다. 대형 스크린 앞에서 단체 관람이 가능하도록 구성된 공간은 집이나 사무실에서 혼자 보는 것과는 전혀 다른 현장감을 선사했다.

오전 11시 경기가 시작되자 현장 분위기는 한껏 달아올랐다. 실시간 중계가 펼쳐지는 대형 화면을 보며 환호와 탄식이 교차했다. 유명 축구 콘텐츠 제작자와 아나운서가 함께 유쾌한 해설을 진행하며 관람객들의 몰입을 더욱 끌어올렸다. 중요한 순간마다 함께 잔을 들고 건배하는 응원 구호도 터져 나왔다.

📌 평일 오전, 새로운 응원 문화의 탄생

과거 월드컵은 밤늦은 시간이나 새벽에 치킨과 맥주를 곁들이며 응원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국내 시간 기준으로 경기가 주로 오전에 열리면서 ‘브런치 월드컵’이라는 새로운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맞춰 치킨 업계는 일제히 영업시간을 앞당기며 수요 확보에 나섰다. 처음에는 오전 경기로 인해 야식 판매가 줄어들 것을 걱정했지만, 실제로는 정반대 현상이 나타났다. 브런치 시간대에 치맥을 즐기려는 고객과 직장 단체 주문이 쏟아지며 예상 밖의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한 치킨 브랜드 관계자는 “경기 전 단체 주문과 예약 문의가 계속 들어왔다. 직장인이 많은 특정 지역 매장은 기업 단체 예약으로 약 100명이 자리를 가득 채웠다”고 설명했다.

일부 브랜드는 주요 상권 매장을 중심으로 자발적으로 오전 8시 30분에서 10시 사이 문을 열고 손님을 맞이했다. 별도 본사 지침 없이도 점주들이 스스로 판단해 조기 영업에 나선 것이다.

다른 브랜드는 전국 직영 매장 중 홀 운영이 가능한 곳들의 영업시간을 조정해 경기 시작 전부터 고객이 입장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앱을 통한 할인 행사도 함께 진행 중이다.

또 다른 업체는 점주 자율로 영업 시간을 조절하도록 하면서, 소셜미디어를 통해 응원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경기 결과 예측과 응원 메시지를 남긴 고객에게 치킨 교환권 등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 경험 중심 마케팅으로 전환

업계에서는 이번 월드컵이 단순히 야식을 소비하던 과거와 달리, 현장 체험과 참여형 마케팅을 중심으로 펼쳐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경기 시간이 오전으로 옮겨가면서 함께 응원하고 경험을 나누려는 수요가 커졌고, 이것이 조기 영업 매장의 매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맥주 브랜드 관계자는 “공식 후원사로서 사람들이 모여 함께 응원하고 즐기는 순간을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평일 오전임에도 외식 명소에 모여 월드컵 열기를 만끽하고 응원하는 색다른 공간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