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과 트럼프 타코

‘치킨’. 격무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주는 그 이름.

주린 배와 상처받은 영혼을 동시에 달래주는 그 이름.

반들거리는 튀김옷은 성유(聖油·Holy Oil)와 같고, 뽀얀 속살은 천사의 비단옷처럼 아름답다. ‘치킨’, 시대의 소울푸드여, 민중의 오병이어여.

‘치킨’. 그 성스러운 이름이 오염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엮이면서다. 트럼프는 언제나 상대방을 겁박하고, 정작 실행에 옮길 때면 꽁무니를 빼는 스타일. 지난해 관세 전쟁 때도 그랬고, 올해 이란과의 전쟁에서도 마찬가지다.

미국 언론은 ‘TACO’로 그를 조롱한다. 트럼프는 언제나 꽁무니를 뺀다는 뜻의 ‘Trump Always Chickens Out’의 준말.

‘치킨 아웃’은 닭처럼 겁을 집어먹고 내빼는 사람을 골리는 말이다. 치킨,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가장 성스런 말이, 어쩌다 겁쟁이로 통하게 된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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